팝 음악을 아름다운 한국말로 노래한다. 그런데 노래를 하는 사람들이 그보다 더 아름답고, 쿨한 의상을 입고 엄청난 노래와 완벽한 칼군무를 선사한다. 그게 바로 K-팝의 핵심이다. K-팝은 특유의 매력으로 기존 팬만이 아니라 전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세계 전역을 강타했다. 우리는 그 대표로 마침 이번 주말 프랑크푸르트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일 그룹 몬스타엑스에게 서울에서의 화보 촬영을 부탁했다. 몬스타엑스는 치열한 경쟁 끝에 데뷔하여 공백 없는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며 지금까지도 아이돌의 최정상 자리를 유지 중이다. 그들은 빈틈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 외에도 무척이나 똑똑하며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깊은 멋진 아티스트들이다.
아이엠 (I.M)
아이엠(I.M)의 매니지먼트는 인터뷰의 정확성을 위해 I.M에게 한국어로 답할 것을 추천했지만, 그는 유창한 영어실력을 겸비했기에 수시로 완벽한 영어로 답변을 해주었다. 유년시절 부터 아이엠은 가족과 함께 오랜시간 해외에서 생활했다. 그는 ‘래퍼’의 타이틀을 지녔지만, 그 타이틀에 국한되지 않는다. 2021년 2월 그는 첫 솔로 앨범 ‘이중성(Duality)’를 발매하며 아티스트로서의 프로페셔널한 면모를 드러냈다. 아이엠은 느긋하면서도 신중하고, 수다스럽지 않으면서, 질문에 대해 곰곰히 생각한 뒤 대답하며 때로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되 묻곤 씨익 웃음을 보인다.
“저는 처음부터 가수가 꿈은 아니었어요. 저는 한국에서 태어나 연구원이신 아버지덕에 많은 해외 경험을 쌓을 수 있었어요. 이스라엘에 4년을 살고 보스턴에서 3년을 살았던 그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것 같아요. 여행도 많이 다녔기 때문에 다양한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더 넓은 견해를 가질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어릴때부터 노래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나의 무대를 상상하게 되었고 나의 노래를 상상하게 되었어요. 음악을 하기로 결심한 뒤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그렇게 쉽지는 않았으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제게 엄청 큰 축복이라고 생각이 들어 그 길을 계속 걸을 수 있었어요. 영어로 이런 말이 있잖아요. “네가 사랑하는 일을 하고 네가 하는 일을 사랑하라.” 무대에 올라설때 저는 일단 나 자신에게 집중을 해요.
그리고 좋은 공연은 관객과의 호흡에서부터 비롯되기에 관객석을 바라봐요. 여러가지 부분을 살피는게 엔터네이너인것 같아요. 저는 팀 내에서 포지션을 생각한 적이 없어요. 당연히 저는 보컬이지만 단순히 ‘보컬‘ 또는 ‚래퍼’ 로 국한시키고 싶지 않고 하나만으로 나를 정의내리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제 최종 목표도 하나의 형태로 단정짓고 싶지 않아요. 저는 제가 무엇을 잘하고, 뭘 좋아하고, 못하는 게 뭔지 잘 알아요. 그럼에도 내 자신에 대해 더욱 확고해 지고 싶은 마음이 들고 현재에 집중해서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행복한 날은 언제나 다른 형태로 찾아와요. 공연이 잘된 날도 행복한 날이고, 하루종일 놀고 먹고 자고 한 날도 행복한 날이고요. 행복은 가장 사소한 것에서 부터 찾아오는 것 같네요.
무엇보다 투어를 할때 행복감을 느껴요. 가수는 관객이 있어야 존재를 한다고 생각을 해왔는데,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쉽지 않았으나 어떻게든 팬들과 소통을 할 방법을 찾아서 해왔던것 같아요. 다시 몬베베분들을 만날 날만을 열심히 기다리고 있어요. 독일의 팬 문화는 차이가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결국 좋아해 주시는 마음은 어느나라를 가든 똑같은 것 같아요. 팬 문화는 나라마다 다르다고 할 수 있긴 하겠지만 저희가 생각하는 몬베베는 다 똑같습니다.“
기현
몬스타엑스는 그룹 내 공식적인 포지션은 없다고 한다. 어쩌면 그래서 이렇게 조화로운 퍼포먼스가 가능한 것일지도. 하지만 그중 가장 작은 체구를 지닌 기현의 음색은 단연 특별하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의 가장 뛰어난 졸업생으로 뽑힌 그는 피아노와 기타를 연주할줄 알며 뛰어난 작곡 실력으로 ‘그녀는 예뻤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 다수의 한국 드라마의 수록곡을 섭렵했다. 지난 3월 기현은 첫 솔로앨범 ‘Voyager’를 발매했다. 처음 마주한 순간 기현은 조금 수줍은듯 한 모습을 보였으나 금방 적극적이고 밝은 페이스를 되찾았다. 기현은 매력적이며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다. 누구나 기현을 만난다면 그가 팬들의 손을 꼬옥 잡아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어릴때 학교 축제에 나가 1등을 했던 순간은 제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어요. 그때 무대에서 관객들이 저를 바라보고 열광하는 모습을 볼때의 그 감정은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기 때문에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오랫동안 일을 하며 많이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미국에서 오랜만에 대면 콘서트를 했더니 다시 처음 공연하는 것처럼 설레고 엄청 행복했어요. 저는 나라별로 관객 문화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응원하는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인다고 느끼는데요.
저희 응원법 중 한 소리를 외치는 게 있는데 독일에선 팬분들의 응원 소리가 굉장히 크고 파워풀해서 거기서 많은 에너지를 얻어 무대를 할 수 있었어요. 정말 좋았어요. 저희는 독일 몬베베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콘서트장에서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최대한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 시켜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래야 “내가 이 사람들을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서 나오는구나” 라고 생각 하실 것 같아서.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관심이 가는 분야가 많아졌지만 그건 언제까지나 취미로 두고 싶고, 음악에 집중하는 음악인으로 계속 살고 싶어요. 저희가 팀으로서 활동할때는 팀의 색깔을 보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외 개인적으로는 음악 작곡과 작사 작업을 즐겨하고 있어서 커버워크도 많이 냈어요. 저는 주로 락 장르를 좋아하고 재즈 음악을 듣는것도 좋아해요. 재즈는 제가 제일 못하는 장르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더 정복하고 싶은 장르에요. 그리고 가수 일을 오래 할수록 패션에 자연스레 관심이 가게 되었어요. 그 전엔 이 일만 하기에도 너무 바쁘고 솔직히 돈도 많이 없었는데, 여유가 생기면 생길수록 점차 패션에 대한 관심이 느는것 같아요. 패션을 무척 즐기고 있고요. 요즘은 신발을 많이 사고 있어서 가끔은 제가 신발장에 들어갈 수 없을 정도예요.”
민혁
민혁은 팀의 비주얼 담당이자 팀내 MC를 맡고 있다. 특유의 밝고 힘찬 에너지로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하기도 한다. 2015년 한국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No.Mercy’를 통해서 엄청난 경쟁 끝에 최종으로 합격한 연습생들이 몬스타엑스의 멤버가 되었는데, 누구보다 특출났던 민혁이 가장 마지막에야 멤버로 합류한 것에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숨길 수 없었다. 그러나 합류한 순서는 멤버간의 우열을 매기는 순서는 절대 아닌듯 하다. 민혁은 매력적인 음색으로 뛰어난 노래실력을 자랑하며 많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글, 그림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만찢남’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린다. “멋진 반지네요.” 스튜디오 한 구석에 위치한 책상에서 내가 인터뷰를 위해 녹화버튼을 누르자마자 의자에 앉은 민혁이 내게 건넨 첫 마디다.
“음악은 어릴때 나의 가슴을 뛰게 했던 가장 큰 꿈이었기에, 계속 하다보니 지금까지 음악을 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팬분들과 친구들, 가족들에게 사랑 받는게 좋아서 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우리 몬스타엑스가 이룬 성공이 무척 자랑스러워요. 무대에 올라갈때면 시간이 지날 수록 긴장감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매 순간 새로운 기분을 느껴요. 힙합, 락, 재즈 등 모든 음악이 마찬가지겠지만 K-팝도 오래전부터 좋은 음악을 하려고 노력을 해왔고 항상 그런 음악들이 나왔는데, 이제 케이팝의 시대가 도래한 것 같아 무척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그리고 K-팝이 사랑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저희가 팬분들과 갖는 특별한 관계에서 비롯된다고 믿어요. 가수나 아티스트 하면 되게 멀어보이거든요 사실. 누군가 그 사람 처럼 되고 싶고, 그 사람과 같은 음악을 하고 싶고, 그 사람같은 라이프를 살고 싶으니까 팬이 되잖아요. 근데 그 멀게 느껴졌던 아티스트와 팬의 거리를 줄이려고 가장 큰 노력을 하는게 K-팝인 것 같아요.
제 개인적으로 K-팝 아티스트들이 걱정되는 점이기도 한데, 공연장에서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고 돌아와 공허한 감정을 느끼는 건 모든 아티스트들에게 마찬가지 이겠지만 K-팝 아티스트들은 그 거리가 유난히 좁다보니 엄청나게 높은 아드레날린과 로우한 기분을 짧은 시간 안에 느끼는 거 같아요. 저는 머릿속에 앞으로의 몇가지 계획이 있는데요. 저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언젠가 우리 멤버들을 위해 앨범 재킷 작업도 해보고 싶고,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작품 전시를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제 작품에 경매를 해서 그 금액을 다 기부하는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림은 K-팝에 관련된 장르는 아니지만 K-팝의 선한 영향력을 세상에 선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형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루이비통에서 제작한 바닥까지 내려오는 흰색 플리츠 스커트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본인의 카리스마를 뽑낼 수 있다는 것은. 하지만 그 어려운 일을 형원은 해냈다. 형원은 억지로 포즈를 짓지 않아서 일수도. “저는 패션을 좋아해요. 이 스커트는 엄청 푹신했어요.” 형원은 팀 내에서 차분함을 담당하고 있으며, 생각이 깊고 똑똑하며 느긋한 성격으로 팀을 더욱 조화롭게 해준다. 그는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줄 알고 여행사를 운영하시는 부모님 덕에 해외 경험도 풍부하다. 그는 유년시절 몇달간 독일의 비스바덴 지역에서 살기도 했다. 2021년 형원은 하이틴 드라마 ‘다시, 플라이’에서 주연을 맡아 춤이 세상의 전부인 한 소년이 온갖 역경을 헤쳐나가며 꿈의 무대에 서는 아이돌이 되기까지의 성장과정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하지만 형원은 주인공과는 다른 삶을 살았다. 몬스타엑스로 데뷔하기까지 그는 고향 광주에서 홀로 오랜 시간동안 춤 연습을 하며 외로운 시간을 버텨내야만 했고, 마침내 19살의 어린나이에 꿈을 위해 서울로 상경했다. 어느 팬이 형원에게 이상형을 묻자, 그는 “상냥하고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답했다. 상냥하고 지혜로운 사람이라. 그러려면 본인과 똑 닮은 사람을 만나야겠다.
“처음에는 단순히 무대를 하고싶었던 마음이 컸고 어렸을적 선배님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어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데뷔를 했을때 엄청 놀랍고도 행복한 감정을 느꼈지만 동시에 지치고 힘들었던것도 사실이예요.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팬들의 사랑이 느껴졌어요. 이젠 그 사랑이 제게 무척 중요한 삶의 일부가 되었고요. 저는 우리 몬베베가 무척이나 뿌듯하고 나 자신도 자랑스러워요. 앨범 작업을 하고 녹음을 하는건 꽤나 어렵고 힘든 과정이죠.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계속 반복의 연속이니까요. 하지만 무대를 할때의 행복함을 알기 때문에 그 시간을 참고 견딜 수 있는것 같아요. 저희는 오랜 시간 한 팀으로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지금은 음악을 넘어서 가족같은 관계가 형성이 되었고, 그 끈끈한 관계가 결국 음악으로까지 이어져 더 좋은 음악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각자의 작업을 할때도 가장 먼저 피드백을 주는 사람들이 멤버들이어서 그런 부분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도 하고요. 저희는 모든 멤버들이 각자의 힘이 있고 모두들 내면이 단단한것 같아요. 저는 그중에서도 차분하고 느린 포지션을 맡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좋은 팀을 이루는 것일지도 몰라요. 저는 물론 락과 재즈도 즐겨듣지만 가장 좋아하는 장르를 꼽자면 단연 팝을 택하겠어요. 팝이 가진 차분함과 평화로움을 좋아해요. 제 계획이요? 우선 행복하고 싶어요. 그리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싶어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가지죠.”
주헌
아이돌과의 촬영을 할때면 주얼리는 늘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완벽한 스타일링은 완벽한 퍼포먼스를 이루는 핵심요소이기도 하다. 주헌은 주얼리 디자이너이신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언제나 그만의 특별한 애장품을 착용한다. “지금 차고 있는 다이아몬드 귀걸이와 십자가 목걸이는 저희 어머니께서 특별히 만들어주신 제 1호 보물들이예요. 이 주얼리들은 어머니께서 만드신 저만의 보물이고, 저는 어머니께서 빚으신 어머니의 1호 보물이고요.” 그러곤 금새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다방면에서 뛰어난 이 남자는 마성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한때 우울했던 시기를 극복한 뒤론 전세계에 긍정적인 메세지를 전하는 뮤지선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저는 어렸을때 교회에서 음악을 시작했어요. 저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메세지를 주고싶어서 음악을 하고, 제가 음악을 하는 이유예요. 제 롤모델이 마이클 잭슨인데 마이클 잭슨이 ‚항상 음악은 진심으로 해야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제 인생을 음악에 녹여내면서 음악을 들어주시는 팬분들께 저는 언제나 그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메세지를 주고 싶습니다. 저는 늘 팬분들께 영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제가 느끼는 꿈같은 감정을 음악적으로 공유하고 싶어요. 그리고 모든 순간이 음악이 될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오늘 입었던 옷에 대한 애티튜드가 좋았다면 그것에 대한 꿈을 음악적으로 풀어낼 수도 있는 것처럼요. 저는 옷을 되게 좋아하고 많이 모으는 편이에요. 무대에 있을 때에는 저는 항상 전사가 되는 느낌이 들어요. 세상에 있는 부정적인 메세지나 사람들의 시기, 질투 같은것들을 많이 풀고 희망적인 메세지를 주고 싶은데, 그러려면 제가 목소리를 내야하잖아요.
저는 우선 내가 즐겨야 사람들에게 좋은 메세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있고 아이돌이라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음악으로서나 실생활에서도 팬들에게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저는 음악에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압박을 느껴 정신적으로 힘들었을때가 많았으나, 그 시기를 뒤집고 나서부터는 발상의 전환이 되서 이제 그럴 일은 앞으로 평생 없을 거예요. 저는 이제 온전히 모든 순간을 즐길 수 있게 되었어요. 저는 지금 행복하고, 언제나 행복하고 싶고, 또 행복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게 제가 음악을 하는 이유이기도 해요.”